전 세계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근거를 마련한 테일러 준칙 창시자 존 테일러 스탠퍼드 교수가 미국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 ‘2%’는 반드시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테일러 교수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부터 뉴욕 월가에서 Fed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현재 2%에서 3% 이상으로 완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테일러 교수가 언급한 “뒤처졌다”는 표현은 Fed의 통화 정책이 테일러 준칙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테일러 준칙 대로라면 Fed는 계속해서 물가상승률 목표 2%에 도달할 때까지 꾸준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그는 “Fed가 테일러 준칙에 비해 뒤처졌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덜’ 뒤처진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테일러 교수는 과거에도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효과가 약해지는 동안에도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이 ‘제로 금리’를 유지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Fed가 행동 수칙, 즉 테일러 준칙을 따르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Fed의 통화 정책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물가상승률 2% 목표치에 도달하는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섣불리 그만두는 것에 대한 경고다.
테일러 교수는 이같은 점에서 제롬 파월 미국 Fed의장을 높이 평가했다.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있을 때마다 기자들과 만나 충분한 시간을 들여 통화정책 결정에 관한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Fed는 2022년 3월부터 11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 점에서 시장과의 소통이 더욱 중요해졌다. 테일러 교수는 “급격한 인상은 점진적인 인상보다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데 시장과의 소통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고 제안했다.
한편 테일러 교수는 미국 외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치 2%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내놨다. 테일러 준칙에 근거해 각국의 사정에 맞는 물가 목표치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다.
샌안토니오=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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